[2019 교내 백일장 대회 심사총평]

이유정 2019.10.11 09:23 조회 수 : 115

2019년 심사총평- 강남옥

 

올해 역시 평가 기준은 지난 해와 대동소이합니다. ‘구성’을 ‘내용’으로 바꾼 이유는, 재외동포 주말한국학교 학생들의 글에서 ‘구성’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래서 내용이 얼마나 풍부한가, 즉, 얼마나 논리적인가에 앞서 각자가 쓰는 글의 분량이 어떻든, 첫째는  한국어라는 그릇에 얼마나 많이, 그 다음엔 얼마나 보기 좋게 담아낼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글을 읽을 때 느끼는 것들은 여러가지 입니다. 첫째는 기특하다, 는 것이고, 그에 못지 않게 서글프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이민 1세대들(한국어가 훨씬 편한 세대)이 영어로 글을 쓴다면 아이들이 쓴만큼 쓸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서글프다는 느낌은 죄스러운 느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비슷한 양태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아이들의 글에서 (고학년) 뚜렷이 보이는 어떤 특징, 이랄까요? 그런 것이 있었다면 아이들의 사고 수준과 한국어 서술 능력 간의 갭이었습니다. 같은 주제를 놓고 영어로 글을 썼다면 정말 근사한 사유를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쓰고도 남았을 아이들이, 자신도 답답했을 한국어 운용 능력으로 인해 그만 철딱서니 없어 보이는 글을 썼다고 판단되는 글을 읽을 때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므로 언어는 인격을 가늠케 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이 읽히고 많이 쓰게 하는 방법 외에는 아이들의 한국어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왕도가 없습니다. 구어체로라도 자신의 생각을 풍부한 어휘로 표현하게 하는 것만 해도 한국학교로서는 큰 성과일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해지고 난 후, 정제된 한국어와 기술 능력을 논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한국어로 쓰라고 하니 막막해지다가 선생님께서 이러저러한 예시를 들어주니 그것을 받아서 대동소이하게 쓴 글들도 보였습니다. 일단 글쓰기의 첫 단계니까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언어가 되지 않으면 사고조차 불가능해지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한국학교 선생이 아니었다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든 글도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아이들의 의도를 다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글이, 저들을 이해하려 애쓰는 선생들이 없는 황량한 곳에서도 이해되고 납득될 수 있어야 한국학교의 책무가 최소한도로나마 성취되었다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열심히 가르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남부뉴저지통합한국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다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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